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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수다 꿀케미'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올 가을도 작년처럼"

배제성(26)과 소형준(21)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티격태격한다. 특유의 엷은 미소를 띠며 이 모습을 지켜보던 고영표(31)가 이내 수다에 가세한다. 많게는 10살 차이가 나는 선·후배. 그러나 허물없다. KT 위즈가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선발진이다. 다른 팀 사령탑조차 부러움을 감추지 않는다. 특히 최근 3년 국내 선발진을 맡은 고영표·배제성·소형준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고영표는 최근 2년 동안 40번이 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해내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배제성은 최근 3년(2019~2021) 동안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29승)를 거뒀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도 데뷔 3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KT는 이들을 앞세워 지난해(2021년) 통합 우승을 해냈다. 일간스포츠는 창간 53주년을 맞이해 KT를 강팀으로 이끈 세 투수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서로의 장단점은 물론, 음료 취향과 잠버릇까지 꿰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다. 배제성은 현재 전반기 막판 부침으로 구원 임무를 맡고 있다. KT도 1위가 아닌 3위 경쟁 중이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와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는 올해도 같다. 가장 마지막 경기에서 웃는 것이다. Q : KT 선발진 사이 시너지 효과를 꼽는다면. 소형준(이하 소)=데뷔 2년(2020~2021) 차까지는 그저 실점을 막는 투구만 신경 썼다. 그러나 작년 영표 형이 많은 이닝(166과 3분의 2)을 소화하는 것을 보면서 점수를 좀 주더라도 이닝을 더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투구 지향점이 달라진 덕분에 올 시즌 경기당 이닝(6과 3분의 1이닝)이 늘어난 것 같다. 고영표(이하 고)=나는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합류했다. 후배들이 잘하는 모습이 자극제가 됐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밀린다'는 위기감이 생겼다. 선발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건 이닝 소화라고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나도 항상 후배들에게서 배운다. 배제성(이하 배)=KT 투수진의 가장 큰 강점은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이 그 무대다. 너 나 할 것 없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눈다.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좋은 기운이 생긴다. Q :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고=요즘 어때? 어제(등판 경기) 괜찮았어? 등 안부를 묻는 것부터 대화가 시작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수다로 이어진다. 다들 프로다.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 어설픈 배려나 조언은 하지 않는 편이다. 배=안 좋은 상황에 있는 선수에겐 오히려 말을 아끼는 것 같다. 말을 하더라도 내 생각을 전하는 정도다. 지시가 오갔다면, 트레이닝장에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가 생기기 어려울 것이다. 고=아마 이런 자리(인터뷰)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난 이제 데뷔 3년 차이고, 다른 팀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그래도 내부에 조성된 경쟁심이 딱 이상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가 좋다'는 표현으로는 다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나도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배=같은 생각이다. 어떤 집단에서나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다. 프로 선수에게 위기감과 경쟁심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남의 불행을 바란다고 내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팀 경쟁 분위기는 딱 좋은 것 같다. Q : 서로에게 탐나는 능력이 있다면. 고=직구 평균 구속이 130㎞대인 나는 당연히 두 후배의 빠른 공이 탐난다. 때로는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고 싶다. (배)제성이의 슬라이더나 (소)형준이의 컷 패스트볼처럼 꺾이는 각도가 크지 않는 구종도 탐난다. (포수) 장성우 선배도 '그런 공 하나만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배=영표 형한텐 당연히 체인지업이다. 최고의 구종 아닌가. 형준이한테 부러운 건 명확하다. 긍정적인 마인드다. 나는 솔직히 화(火)가 좀 있다. 형준이는 대량 실점하며 부진한 날에도 정말 잘 잔다. 소=나도 못 잘 때가 있다(웃음). 배=거짓말이다. 내가 형준이의 룸메이트였다. 한 번도 침대에서 뒤척이는 걸 보지 못했다. 소=솔직히 못 던졌다고 잠을 못 이루진 않는다. 작년에 한창 털릴 때(부진할 때)도 잠은 잘 잤다. 길게 봐야 한다. 당장 다음 등판을 위해서라도 잘 자야 한다. 배=모든 사람이 그러고 싶다. 그게 어렵다는 걸 형준이는 모른다. 소=난 영표 형의 회복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얼마 전에도 느꼈다. 100구 넘게 던진 경기 다음 날 전력으로 캐치볼을 한다. 몸도 너무 가벼워 보인다. 다른 동료들도 '파머(farmer·농부)의 아들'이라며 강인한 신체에 놀란다. 배=(선발) 등판 다음 날 골골대는 투수도 있다. 영표 형은 마치 일주일을 쉬고 나선 투수 같아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나도 그런 신체 능력이 부럽다. 고=나는 구위형 투수가 아니지 않나. 엔진을 100% 가동하지 않는다. 그래도 신체 회복력은 좋은 편 같다. 등판 다음 날에도 높은 강도로 운동하는 이유는 경험을 통해 정립한 루틴이다.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빵빵 때리며 던지는 게 낫더라. Q : 2021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고영표는 헐거워진 KT 허리진을 보강하기 위해 불펜 투수로 나섰다. 소형준은 2차전에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배제성은 4차전에서 5이닝 3실점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KS를 돌아본다면. 고=군 복무 전까지 KT는 하위권이었다. 복귀하니 강팀이 됐고, 정규시즌 1위까지 하더라. KS 기간 내내 얼떨떨한 마음이었다. 배=202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에선 컨디션이 정말 좋았지만, 벤치에 신뢰를 주지 못해 좌타자 타석 때 교체됐다. 2021년 KS(두산전)에서 만회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다시 기회를 주셨고,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4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돼 기뻤다. 소=정규시즌 내내 좋지 않았다.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2차전을 맡겨주셨다. 운이 좋아서 실점 없이 6이닝을 막았다. 데뷔 2년 차에 우승을 경험할 수 있어 행복했다. Q :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또는 준PO부터 치러야 할 거다. 고=나는 지난해 KS에서 불펜 대기했다. 정규시즌 선발로 잘했기 때문에 이강철 감독님의 선택에 서운했다. 그러나 KS를 치르며 내가 중책을 맡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런 마음을 가진 나를 자책했다. 올해 PS에서 내 임무를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 물론 선발로 나가고 싶지만, 롱릴리버든 셋업맨이든 다 좋다. 작년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배=나는 올 시즌 후반기 선발에서 밀렸다. 어떤 상황에 등판하든 자신감을 갖고 무조건 점수를 안 주는 투구를 하겠다. 소=탈락한 2020년 PO, 우승한 2021년 KS 모두 두산 한 팀만 상대했다. 이번 PS에선 여러 팀을 상대하고 싶다. 무엇보다 홈인 수원KT위즈파크에서 첫 가을야구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 영표 형이 먼저 등판해서 상대 타선 기를 죽이고, 분위기를 KT로 가져오길 바란다. 배=형준이가 잘 던져서 KT가 PS에서 치러야 할 경기가 많아지면, 나도 선발로 나설 기회가 오지 않을까. 형준이가 제발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고=제성이는 지난해 KT가 통합 우승을 확정한 경기(4차전) 승리 투수였다. 나는 제성이가 다시 한번 그 모습을 재연했으면 좋겠다. 배=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정규시즌에서 KT의 순위가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더 높은 무대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소=모든 선수가 마지막에 웃기 위해 그라운드에 설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Q : 20년 뒤 KT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 고=한 시즌에 만원 관중이 여러 번 기록될 만큼 넓고 깊은 팬덤을 보유한 팀이 돼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 우승 트로피 7개 정도는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메이저리그는 경기장에 초청된 팀 레전드가 올드팬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레전드와 팬이 많은 팀이 되길 바란다. 배=지금 같은 팀 문화가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고교 야구 선수들이 오고 싶은 팀이 될 것이다. 소=내 꿈은 KT에서 영구결번(30번)이 되는 것이다. 양현종·김광현 선배처럼 150승 이상 해내고 싶다. 배=형준이는 야망이 크다.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만족할 줄 모른다. 소=1번과 19번(각각 고영표와 배제성 등 번호)도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외야석에 새겨졌으면 좋겠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09.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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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국내 선발진, 3인 3색 멘털 관리법

선발 투수 고영표(31), 배제성(26), 소형준(21)은 KT 위즈의 2021년 통합 우승 주역이다. 정규시즌 27승을 합작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도 각자 임무를 잘해냈다. 비활동기간을 보내고 있는 세 투수는 2021년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남긴 성적과 얻은 교훈이 다른 만큼 멘털을 관리하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2020년 13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오른 소형준은 2021년 전반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85에 그치며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반등했고,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과 KS 2차전에서 호투하며 팀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소형준은 신인왕에 오른 후에도 '내가 정말 잘했나'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2021년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한 후 "10승 이상 거두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았다"며 달라진 생각을 전했다. 앞으로도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생각이다. 소형준은 "2021년 성적은 비록 기대에 못 미쳤지만, 배운 게 많다. 마음을 비우는 요령이 생겼고, 팀 승리를 위해 공을 던질 때 더 높은 집중력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경기에 등판하며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나는 2022년에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고영표는 소형준과는 반대로 2021년 퍼포먼스를 잊을 생각이다. 고영표는 2021 정규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선발 투수 중 퀄리티스타트(21번) 출루허용률(1.04) 9이닝당 볼넷(1.46개) 최소 피홈런(9개) 부문 1위에 올랐다. 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고영표는 "나를 향한 평가 기준과 기대가 작년보다 높아졌을 것이다. 솔직히 부담도 있다. 2021시즌도 멘털 기복이 있었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고영표는 "나도 구원 등판 임무를 맡았을 때, 선발 투수가 1이닝이라도 더 소화해주길 바랐다. 다가올 시즌 '한 이닝이라도 더 버텨내서 불펜진에 휴식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투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풀타임 선발' 4년 차를 앞둔 배제성의 시즌 각오는 예년과 달라진 게 없다. 배제성은 "선수는 항상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현재 리그에서의 내 위치, 지난해 성적을 떠나서 말이다. 추상적인 목표로 들리겠지만, 언젠가는 꼭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2018년까지 무명 투수였던 배제성은 2019년부터 KT 선발진 한 축을 맡았다. 최근 3시즌(2019~2021년) 기준으로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29승을 기록했다.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와 낙차 큰 슬라이더가 주 무기다. 2021시즌은 구위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제성은 "정규시즌 개막전, KS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설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다. 매년 그랬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다시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1.0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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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승 투수가 만든 '강철' 마운드, KT가 정상에 오른 원동력

'강철 마법'이 만든 리그 최강의 마운드. 막내 구단 KT가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오른 원동력이다. KT는 1군 진입 첫 시즌(2015)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황재균을 영입해 치른 2018시즌에는 한 단계 오른 9위에 머물렀다. '만년 최하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특히 마운드 전력이 형편없었다. 4시즌(2015~18)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5.64. 세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했다. 2018년 10월, KT는 새 판을 짰다. 선수 시절 152승(통산 3위)을 거두고, KIA·키움·두산에서 지도자로 풍부한 경험을 쌓은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을 영입했다. 이강철 감독은 취임식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라고 말했다.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KT는 2019시즌 초반부터 삐걱댔다. 초반 40경기에서 27패(13승)를 당하며 10위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이 시점부터 노선을 재설정했다. 그는 "눈앞 승리에 연연할 수 없었다. 일단 투수들에게 명확한 보직을 부여하고, 확실한 주전을 구축하는 게 팀 내실을 강화하는 첫 번째 과제였다"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감독은 시야를 넓혔다. 이전까지 1군에서 30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던 배제성과 김민수를 선발 투수로 기용했다. 부임 뒤 처음으로 이끌었던 마무리 캠프부터 이들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두 투수는 선발진에 안착했고, 시즌 막판까지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배제성은 KT 창단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거둔 토종 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불펜진도 재편했다. 2018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주권은 셋업맨으로 고정했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 썼던 이대은은 마무리 투수, 종전 마무리 투수 김재윤에게는 8회 마운드를 맡겼다. 필승조를 구축한 KT 불펜진은 안정감이 생겼다. 2019시즌 후반기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2.57. 10개 구단 중 1위였다. KT는 향상된 마운드 전력을 앞세워 창단 처음으로 5할 승률을 기록했다. 2020시즌은 더 탄탄한 마운드를 만들었다. 선발진에는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 나타났다. 소형준이다. 이강철 감독은 "제구·구위·배포 모두 완성형 투수"라고 극찬하며, 신인 투수를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데뷔전부터 승리 투수가 된 소형준은 그해 13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올라 감독의 파격적인 믿음에 부응했다. 불펜진도 힘이 생겼다. 주권은 2020시즌 31홀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부진한 이대은 대신 마무리 투수 임무를 이어받은 김재윤도 KT 소속 투수 한 시즌 최다 세이브(21개)를 기록했다. 새 얼굴도 발굴했다. 왼손 투수 부재를 고민하던 이강철 감독은 무명이었던 조현우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해 필승조 일원으로 성장시켰다. KT는 2020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2위에 오르며 창단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면서도, 기량과 멘털 모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개개인이 의미를 부여하는 기록을 챙겨주며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2021시즌에는 군 복무를 마친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가 가세했다. '선발 야구'가 만개했다. KT 선발진은 올 시즌 선발진 승수(53승), 평균자책점(3.69), 소화 이닝(812이닝) 모두 1위에 올랐다. 타선 침체로 고전했던 10월 레이스도 선발진이 리그 1위 평균자책점(3.25)을 기록하며 버틸 수 있었다. 오프시즌 영입한 불펜 투수들도 고비마다 존재감을 발휘했다. 약점이었던 마운드는 이제 KT의 야구를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으로 진화했다. 이강철 감독이 팀을 바꿔놓았다. 대구=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3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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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받는 소형준, '6선발' 체제의 힘

리그 1위 KT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선발진이다. KT 선발진은 지난주까지 팀 평균자책점(3.73) 1위를 기록했다. 후반기부터는 한층 여유 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 '6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엄상백이 가세했다. 외국인 듀오와 토종 투수 4명이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KT는 '6선발 체제' 덕분에 체력 관리가 된다. 선발 투수의 통상적인 등판 간격은 5~6일이다. 가용 자원이 한 명 더 있는 KT 투수들은 1~2일 더 휴식을 보장받는다.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며 투수진 체력이 저하되는 시점. 추가 휴식은 단비다. 특정 투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어도 부담이 적다. 다른 팀처럼 5선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완 투수 배제성이 지난달 17일 LG전 등판 뒤 12일 동안 휴식을 얻었다. 재충전한 배제성은 복귀전이었던 8월 29일 삼성전, 지난 5일 LG전 모두 호투했다. 풀타임 2년차 소형준(20)도 휴식을 부여받는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래 8일 KIA전이 소형준의 등판 순번이지만, 주말로 미루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형준은 아직 몸을 만들어가는 선수다. 휴식을 취한 뒤 확실히 더 좋은 투구를 한다. 최대한 (선수의 어깨를) 아 끼면서 쓰려고 한다. 내년도 주축 선발로 나서야 할 투수다"라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전반기 내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빠른 공의 구속은 떨어졌고,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는 승부가 많았다. 지난달 19일 등판한 LG전, 25일 SSG전은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무자책점 투구를 했다. 하지만 31일 한화전에서는 3⅔이닝 5실점 하며 다시 주춤했다. 소형준은 '6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2020~21시즌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5일 휴식 뒤 나선 18경기에서는 4.73.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충분히 휴식한 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소형준은 휴식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신인 시절이었던 2020시즌에는 데뷔 11경기 만에 2주 동안 휴식을 부여받았는데, 그 기간에 팀 동료 윌리엄 쿠에바스로부터 컷 패스트볼을 배웠다. 복귀 뒤 실전에서 바로 활용했다. 올해 올림픽 휴식기에도 투구 패턴 변화를 궁리하고 멘털을 다잡았다. 소형준에게 휴식은 보약이다. 전략적으로도 탁월한 선택이다. 소형준은 오는 홈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주말 3연전(12일 더블헤더) 중 한 경기에 출격할 전망이다. 통산 6경기에 등판, 전승을 거둔 상대다. 평균자책점은 1.30. '거포 군단' SSG를 상대로 피홈런이 없다. 올 시즌 첫 승도 SSG전(4월 29일)에서 따냈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호투할 가능성은) 기록이 말해 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하면서, KT의 승리 확률은 높였다. 그리고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 탄탄한 선발진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0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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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성 8승, KT는 24일째 선두

프로야구 KT 위즈가 선발 투수 배제성(25)의 호투로 3연승을 달렸다.KT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11-0 대승을 거뒀다. KT(59승 1무 38패)는 2위 LG(53승 2무 40패)와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KT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24일 동안 선두를 지키고 있다.배제성은 5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2개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시즌 8승(5패)째를 올렸다. 최고 시속 149㎞에 달하는 직구(38개)와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6개)을 섞어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3회 말까지 LG 홍창기에만 볼넷 2개를 허용했을 뿐 배제성은 다른 타자에겐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 말 LG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첫 안타를 내준 뒤에도 김현수와 채은성을 뜬공, 이재원은 삼진으로 잡았다. 5회 말 2사에서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KT 타선은 3회 초 황재균, 박경수, 심우준 등이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대거 8점을 뽑았다. 4회 초에도 3을 추가한 KT는 선발 타자 전원 득점을 기록했다. LG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등 근육 통증으로 이탈하자 대체 선발로 나온 좌완 투수 김윤식이 2와 3분의 1이닝 동안 7실점(6자책점) 하며 무너졌다.배제성은 올 시즌 LG에게 약했다. 앞서 LG전에 네 차례 선발로 나서 1승 1패를 거뒀는데, 평균자책점은 5.82로 9개 팀 중 가장 높았다. 최근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지난 5월 3승 1패 평균자책점 1.86을 거두더니 6월에는 1승 1패 평균자책점은 5.56에 그쳤다.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컨디션을 끌어올린 배제성은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1로 호투했다. 그리고 후반기 최대 승부처였던 LG전에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배제성은 이강철 KT 감독이 직접 선발 요원으로 낙점한 투수다. 2018년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배제성을 관찰한 이 감독이 “꼭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당시 프로 4년 차였던 배제성은 1군 경기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무명이었다. 배제성은 2019년 10승(10패), 2020년 10승(7패) 등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면서 비상했다. 그의 슬라이더는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구종 중 하나로 꼽힌다.올해도 10승을 향해 달리는 배제성은 “지난 5월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잘 안 되더라. 그래도 오늘은 1회를 잘 넘기면서 호투할 수 있었다”면서 “3년 연속 10승을 정말 하고 싶다. 매 경기 최소 실점으로 최다 이닝을 던지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두산 베어스는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양석환의 홈런 두 방에 힘입어 6-5로 승리, 4연패를 탈출했다. 양석환은 삼성 백정현을 상대로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1-0으로 앞선 1회 초 2사 주자 1루에서 백정현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포를 날렸다. 3-4로 뒤진 3회 초 1사 주자 1루에서는 커브를 공략해 역전 2점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지난 4일 삼성전 마지막 타석이었던 8회 초에도 3점 홈런을 때렸다. 이틀에 걸쳐 3연타석 홈런을 날린 양석환은 양의지(NC 다이노스)와 함께 홈런 공동 4위(23개)에 올랐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9.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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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 "3년 연속 10승 꼭 하고 싶다"

"3년 연속 10승 꼭 하고 싶어요." 프로야구 KT 우완 투수 배제성(25)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도전한다. KT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경기에서 11-0으로 대승을 거뒀다. 1위 KT(59승 1무 38패)는 2위 LG(53승 2무 40패)와 승차를 4경기 차로 벌렸다. 선발투수 배제성이 5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2개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시즌 8승(5패)째를 올렸다. 배제성은 최고 시속 149㎞에 달하는 직구(38개)에 슬라이더(26개)와 체인지업(6개)을 섞어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3회까지는 선구안이 좋은 LG 홍창기에만 볼넷 2개를 허용하고 다른 타자에겐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 말 LG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이날 첫 안타를 내줬지만, 김현수와 채은성을 뜬공, 이재원은 삼진으로 잡았다. 5회 말 2사에선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배제성은 올 시즌 LG에게 약한 모습이었다. 이날 전까지 LG전에만 4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 1패를 거뒀는데, 평균자책점은 5.82로 9개 팀 중 가장 높았다. 아울러 3승 1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아주 잘했던 지난 5월에 비해 최근에는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6월에 1승 1패, 평균자책점은 5.56으로 치솟았다. 배제성은 올림픽 휴식기 한 달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1로 나아졌다. 그리고 이날 후반기 들어 첫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배제성은 2019년 10승(10패), 2020년 10승(7패) 등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올리면서 비상했다. 올해도 10승까지 2승 남았다. 그는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았다. 지난 5월 좋았을 때처럼 안 되더라. 그래도 오늘은 1회를 잘 넘기면서 호투할 수 있었다"면서 "3년 연속 10승 정말 하고 싶다. 매 경기 최소 실점으로 최다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했다. 잠실=박소영 기자 2021.09.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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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성, 또 잘 던지고 패전 위기...빌미는 볼넷·장타 허용

배제성(25·KT)이 두 경기 연속 호투하고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배제성은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KT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5피안타·4볼넷·3실점을 기록했다. KT가 지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패전 위기. 배제성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10일 키움전에서 5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잘 던졌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배제성은 산발 실점이 많았다. 1회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2회는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볼넷, 1사 뒤 유강남을 상대하다가 폭투를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린 뒤, 유강남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4회도 선두 타자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형종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배제성은 병살타 3개를 유도했다. 2회는 두 번째 실점 이후 이어진 위기에서 홍창기에게 2루 땅볼을 유도, 4(2루수)-6(유격수)-3(1루수) 더블플레이를 성공시켰다. 3회는 김현수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서건창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은 뒤 저스틴 보어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수비 시프트가 걸려 있던 상황.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3루수부터 시작되는 연계 플레이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6회는 1사 1루에서 타자 이형종을 삼진 처리했고, 포수 장성우가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전반적인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선두 타자 볼넷이 아쉬웠다. 1회 김현수에게 내준 홈런과 4회 이형종에게 맞은 장타는 배제성의 투구가 아쉬웠다. 배제성은 KT가 1-3으로 지고 있던 7회 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구원 투수 이대은에게 넘겼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1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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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최초 10승 투수' 배제성, 더 기대되는 2020시즌

3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0승을 채웠다. 배제성(23)은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도 수확이 풍성한 2019시즌을 보내고 있다. 배제성은 지난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9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투구수는 109개. 피안타는 5개뿐이었다. 개인 첫 완봉승이다. 한 경기 최다 이닝이기도 했다. 롯데를 상대로만 네 번째 승리를 거두며 천적으로 거듭났다. 4점 대던 평균자책점도 3.76까지 낮췄다. 무엇보다 창단 이후 한 명도 없었던 KT의 토종 10승 투수로 남게 됐다. KT는 외인 투수 2명과 2년 차 우완투수 김민 그리고 2018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이대은, FA(프리에이전트) 계약 투수 금민철로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배제성은 라울 알칸타라가 컨디션 난조로 개막 로테이션을 걸렀을 때 대체 선발로 투입됐고, 4월 중순에 한 차례 더 땜질용으로 등판을 했다. 그러나 이대은은 잔부상에 시달렸고 금민철은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배제성에게 기회가 왔고 자리를 지켜나가기 시작했다.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릴리스포인트와 위력적인 구위를 갖고 있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겨울 진행한 스프링캠프에서 "공뿐 아니라 슬라이드 스텝과 수비 동작까지 매우 좋은 편이다"고 칭찬했다. 애초에 선발감으로 점찍었다. 기회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주저 없이 투입했다. 단점은 자신감이었다. 전반기까지는 마운드 위에서 벤치를 보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개막을 기점으로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자세를 보여줬다. 8월 한 달 동안은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4승을 챙기기도 했다. 월간 MVP 후보에도 올랐다. 아직 완전하진 않다. 지난 12일 NC전은 등판은 개인 10승과 소속팀의 5강 진출 견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기회였다. 그러나 2회 투구에서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며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5점을 내줬다. 패전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그동안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기 때문에 '매 경기 잘 할 수 없다'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부담을 덜고 나서는 자세도 필요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아직은 압박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 그래도 다음 시즌은 기대가 커진다. 이 감독은 "10승과 9승은 차이가 크다. 선수에게는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고 했다. 한 차례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기준과 자부심이 높아졌고, 자리나 위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동반될 것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외인 투수들만큼 중요한 역할을 해준 경험도 자양분이 될 수 있다. KT의 5강 탈환은 여전히 확률이 낮지만 배제성, 그리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큰 수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19.09.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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